[신간/덕질삼분지계] 믿음 겨룸

[신간/덕질삼분지계 : 삼2/침착해 수경쌤의 함정이다]

수경 선생이 간만에 외출한 사이, 처음 보는 남자가 수경 삼인방을 찾아온다

남자는 수경 선생이 돌아오는데 드는 노자를 깜박하여 자신에게서 돈을 빌렸다고 주장하는데

 그 증거로 제시한 수경 선생의 친필 서신에 적힌 내용은 단 한 줄

최근에 노쇠해진 스승에 대한 믿음이 제자들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수경 삼인방은 남자와 스승 사이에 이루어진 단 한 줄의 거래에 관한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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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一

믿음의 부재

二

한 줄 글의 행간을 읽는 사람 

三

쓸모없는 것을 쓸모 있게 만드는 사람

四

눈을 감고 나아가는 사람

五

믿음의 귀환

A5/소설본/중철/20-25p/논커플링/전연령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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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샘플입니다. 퇴고 시 문장이 바뀔 수 있습니다.

 

一 믿음의 부재

  사마휘는 최근 외출을 한 적이 없다. 보고 듣는 것을 즐겨 해서 젊었던 시절에는 밤에 산을 넘고 추운 날에 강을 건너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쌓이는 지식은 많았지만 예리함은 둔해졌다. 강독 시간이 짧아졌고 막힘이 없던 흐름에 차질이 생기면서 그가 노쇠했다는 사실을 주변에서도 실감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마휘가 오랜 친우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출타하기로 했을 때 서서의 눈썹에 근심이 내려앉았고 방통은 그림자로 표정을 가렸으며 제갈량은 입가에 무게를 실었다. 다른 누군가는 그들의 스승이 아직 건재한다는 생각에 안도하는 표정으로 하는 말이 많아졌다. 사마휘로서는 간만에 배웅을 받는 입장이 되어 타향으로 떠날 준비를 마친 셈이다. 그는 언제나처럼 가느다란 수염 사이로 잔잔하게 웃고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마지막에는 그가 아꼈던 제자 세 사람도 웃으며 그들의 스승을 배웅해 주었다.

그렇게 스무날 이상 걸릴 여정을 떠난 사람에게서 열흘 만에 서신 하나가 도달했다. 서신을 지니고 사마휘의 집을 방문한 사람은 그와 가장 가까웠던 제자 세 사람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그는 말끔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마을 문턱에 있는 주막에서 일하는 사람이며 품은 뜻이 높기로 소문 난 수경 선생을 직접 뵈어 영광이라고 말을 했다. 그는 주막에서 자주 쓰지 않는 어휘를 구사했고 어투가 모난 곳 없이 전하려는 뜻에 잘 들어맞았다. 남자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선생님께서 노자가 모자라신다고요?”

원직이 재차 확인하듯 묻자 서신을 가져온 남자는 검게 그을린 얼굴로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정확히는 돌아오는 길에 쓸 것이 부족하다 하셨습니다.”

“어,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친우분의 자택이 정확히 어딘지에 관해서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는데요. 얼마나 필요하신 지, 어디로 보내드려야 하는지 모릅니다.”

원직은 남자의 말에 곤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사실 그 부분이 이상하긴 했다. 떠날 때 그의 스승께서는 누구에게 간다, 어디로 간다는 말은 일절 하지 않았다. 길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보고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홀가분하게 웃기만 했다. 어째서 원직이 그 부자연스러운 사항에 관해 다시 묻지 않았느냐하면, 첫째는 최근에 그의 스승이 실수가 잦아졌기 때문이고 둘째는 자신이 알지 못할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급한 사안이니만큼 원직은 자신보다 스승을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라고 결단을 내렸다. 그는 서신을 가지고 온 남자와 함께 공명을 찾아가기로 했다. 조금 후에는 그가 오침에 들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