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키스

 

 

히카르도는 그대로 까미유의 안경 중앙을 물었다. 브릿지가 눌리자 까미유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갑자기 가까워지기에 혹시 이마에 입맞춤이라도 하려는가 했다. 하지만 까미유의 예상과는 다르게 히카르도는 입술이 닿는 감촉 대신 브릿지를 짓누르는 압박감을 선사했다.
'이건...예상 밖인걸.'
까미유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짐작해보는 대신 그냥 기다려보기로 했다. 곧 히카르도는 까미유의 선글라스를 입에 문 채 얼굴에서 떼어냈다. 선글라스가 막고 있던 히카르도의 숨결이 눈두덩이에 와닿자 까미유는 눈을 떴다.
"풉."
그리고 웃어버린 것은 불가항력적인 것이었다. 히카르도, 입으로 선글라스를 벗긴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뒤에 어찌 할 지를 생각해 놓았는지 열심히 눈을 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그가 들으면 불쾌해할지 모르겠지만 커다란 개가 떠올랐다.
"리키, 지금 그 모습 개 같아."
"큿.."
안경을 입에 물고 있는 바람에 뭐라고 반문하지도 못하는 그를 바라보며 까미유는 웃었다. 그리고 물고 있는 안경을 피해 히카르도의 눈 옆에 키스했다.

 

*소재를 제공해주신 블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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