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데이트
“까미유, 혹시 그…시간 있어?”
“아니, 없는데?”
“그, 그래?”
짧게 끊어지는 어절에서 상대가 당황하는 것을 눈치 챈 까미유는 웃음을 참으며 상황을 잠시 지켜보았다. 그는 아까부터 히카르도가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을 곁눈으로 지켜보았다. 언제쯤 말을 꺼낼까 지켜보기로 마음을 먹었던 뒤로 약 8분이 지났다. 길게 고민한 시간에 비해 내뱉은 말은 담백했다. 그리고 거절 단번으로 바로 꺾이는 그 위세란 싸울 때 보이던 모습과는 천지차이다. 까미유는 매번 자신의 예상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히카르도를 보는 것이 일종이 낙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느꼈다.
“농담이야, 농담-. 나 오늘 휴일인 거 너도 알잖아. 무슨 일인데?”
이미 다 사전에 스케줄은 조사해놨을 거면서. 까미유는 어제 저녁에 히카르도가 평소에 보지 않던 달력을 유심히 살펴보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히카르도는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까미유를 보며 안도했다.
“난 또…못 가게 될 줄 알았어. 혹시 영화 좋아해?”
“영화? 좋아하지.”
까미유는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가보기로 했다. 영화에 대한 기호를 묻는다는 것은 영화를 보러가자는 얘기를 하려는 것일 거라고 미리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다만 그걸 제안한 사람이 히카르도라는 것은 조금 의외였다.
“영화, 같이 보러 가지 않을래? 마크한테서 표를 얻었거든.”
마크는 히카르도의 바로 위에 있는 언더였다. 그 사람이 왜 히카르도에게 표를 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활약한 것에 대한 포상인 것일까 생각했다. 까미유는 피식, 하고 잇새로 웃었다. 다 큰 남자 둘이서 사이좋게 영화관에 가는 장면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흔하지도 않은 광경이었다. 그런 거, 나한테 묻지 말고 여자 한 명 꼬셔서 같이 가면 되잖아? 그렇게 응대하려고 했던 까미유는 문득 히카르도가 손에 들고 있는 영화표의 제목을 보았다. 유려하고 다소 독특한 타이포그래피가 인상적이었다.
Julius ANd dr.USelman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영화였다. 까미유는 병원에서 몇몇 의사들이 모여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닥터가 아무래도 그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모양이었다.
“마침 보고 싶었던 영환데 잘 됐네. 보러가자. 늦지 않을까?”
“그거 잘 됐다. 차 타고 가면 돼. 그럼 준비할게.”
“그래. 십 분 후에 나갈게.”
십 분이면 준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까미유는 일어서서 소파에 걸쳐놓았던 양복의 겉옷을 입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동선을 따라 옷걸이에 걸려있던 코트를 집어 들고 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대강 정리했다. 갑작스러운 외출이었지만 딱히 준비할 것이 없었기 까미유는 마음에 드는 정도로 옷을 고를 시간은 있었다. 골라잡은 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모습을 점검한 다음 문을 열고 나가자 히카르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검은 양복을 입고 있는 그의 모습도 오랜만이었다.
“꽤나 차려입었네? 뭐 특별한 날인가?”
까미유의 말에 히카르도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웃었다.
“너랑 같이 영화 보러 가잖아.”
그 말을 끝으로 히카르도는 차를 출발시켰다.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흔들리는 자동차 안에서 까미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늦은 밤인데도 밖에 사람이 많았다. 간만에 외출하기 좋은 날씨여서 그런 것일까. 어두운 밤거리를 지나 환한 불빛이 길가를 밝히기 시작할 무렵 화려한 전광판으로 상영 중인 영화를 광고하고 있는 건물이 보였다. 좁은 입구 앞에 늘어선 줄을 바라보면서 까미유는 지나가는 것처럼 물었다.
“왜 하필 나지? 영화 같이 보러 가는 거.”
“그야…친한 친구니까…….”
히카르도는 말끝을 애매하게 흐리며 능숙하게 차를 주차했다. 한 번도 무르지 않고 깔끔하게 빈 공간에 차를 밀어 넣는 그를 보며 까미유는 조금 감탄했다. 내리려고 준비하는 틈에 벌써 밖으로 나간 히카르도가 문을 열어주었다. 까미유는 그의 그런 에스코트에 묘한 기분을 느끼며 차를 나섰다.
“혼자서도 열 수 있는데.”
“그냥, 해주고 싶었어.”
어딘지 힘이 들어가 있는 히카르도를 보며 까미유는 그냥 웃었다. 그는 긴장한 것 같은 히카르도의 어깨를 툭툭 치곤 앞서서 영화관으로 향했다. 시간을 딱 맞춰서 도착했지만 영화는 조금 뒤에 시작하는 것 같았다. 까미유는 표에 지정된 좌석 안쪽에 가서 앉았고 히카르도가 곧 그 옆에 앉았다. 늦게 와서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좌석이 끝자락에 있었기 때문에 비집고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 사람들로 가득 들어찬 영화관은 시끌벅적해서 언성을 높여야 서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같이 영화를 보러온 남녀도 많았고 그들은 시끄러운 공간에서 서로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잔뜩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귓가에 대고 듣기 좋은 말을 상대에게 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 히카르도와 까미유는 서로 아무런 대화 없이 영화가 시작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기약 없이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까미유는 슬쩍 히카르도를 바라보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앞만 바라보고 있는 그를 보곤 까미유는 다시 좌석에 편하게 몸을 묻었다. 동시에 영화가 시작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상당히 요란했다. 감독은 배경이 되는 1차 세계 대전 당시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기 위해 소리를 이용하기로 생각한 것 같았다. 시끄러운 포격 음이 잦아들고 영화는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전반부에 접어들었다. 전쟁 중에 포로로 잡힌 율리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적군을 군의관인 유셀먼이 치료를 해주었다. 그 때부터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 속에서 우정이라는 것이 싹틀 수 있는지,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보는 입장에서는 그런 기대를 하게 되었다.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
영화가 중반부를 좀 지났을 때 히카르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까미유는 고개를 까닥하는 것으로 알아들었다는 것을 전달했다. 히카르도가 조용히 뒷문으로 나가는 것을 까미유는 눈으로 좇았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을 좇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그가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번쩍이는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아직 히카르도의 체온이 식지 않은 좌석에 어느새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이렇게 직접 보는 건 처음인 것 같군요, 닥터 데샹?”
“네, 그렇군요.”
까미유는 어둠 속에서 슬쩍 미소 지었다. 상대는 자신이 누군지 알고 있었고 자신도 상대가 누군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코드명 JANUS를 가진 남자, 헬리오스의 이사 자리에 있는 윌라드 크루그먼. 그것이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정체였다. 실험과 관련한 일로 만남을 주선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만나게 되었다.
“설마 카모라 안의 연줄이 마크였을 줄은 몰랐습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여기 와 계신 걸 보니 이미 어느 정도는 눈치 채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듣던 대로군요.”
“글쎄요. 일단 그 타이포그래피는 꽤 신선했습니다. 제목 안에 대문자로 자기 코드명을 박아 넣을 줄이야.”
“그저 잔재주에 지나지 않지요, 그런 건.”
윌라드가 웃자 까미유도 따라서 웃었다. 잔재주라. 시내에서 제일 큰 영화관의 매표를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것 정도가 잔재주라면 진짜 재주는 어떨지 기대되었다. 까미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계속 영화를 감상했다. 조만간 유셀먼이 몰래 포로의 치료를 해주었다는 것이 들통 날 것 같았다.
“저와 손잡으려면 욕망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희생도 감수할 수 있을 그런 정도의 욕망이 말이죠.”
“욕망이라, 마음에 드는 단어입니다.”
사람들이 마음속에 숨기고 있는 것. 좀처럼 드러내길 꺼리는 것. 그것에 관해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할 때면 마치 사소한 일탈을 하는 것처럼 유쾌해졌다. 윌라드는 그의 대답에 흥미롭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다행이군요. 사실 세간에 당신에 대한 소문을 듣고는 조금 걱정했습니다만…도덕적인 성인군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과연, 제 감이 맞았군요. HIPOCRISY. 당신과 그보다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을까.”
“칭찬으로 생각하죠.”
“물론, 아주 거한 칭찬입니다.”
윌라드는 기분이 좋은 듯 소리 내어 웃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 안 되기 때문에 절제되어 있었지만 그의 감정을 전달하기에는 충분한 정도의 웃음소리였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 그가 다시 물었다.
“닥터 데샹, 당신은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습니까?”
“글쎄요, 딱 예시가 떠오르진 않네요.”
까미유는 일단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직접적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 어디까지인지 상대에게 미리 정보를 내어주는 것은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는데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까미유는 윌라드가 손을 들어 어느 한 쪽을 가리키는 것을 보았다. 그의 손가락이 향한 곳은 아까 전에 히카르도가 황급히 나간 뒷문이었다.
“방금 나간 친구는 어떻습니까? 그도 희생할 수 있습니까?”
“히카르도를…….”
까미유는 무심코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었다. 설마 그가 이런 식으로 자신을 떠볼 줄은 몰랐다. 그러고 보니 그가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한 지 벌써 반시간 이상 지났다. 오래 걸리는 볼일이라고 해도 슬슬 걱정이 될 만한 시간이었다. 사실 좀 전부터 신경을 쓰고 있는 사실이긴 했다. 윌라드와 만난다는 것은 히카르도에게는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대화가 길어지면 도중에 그가 돌아올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그 친구도 한창 일하는 중이겠군요.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겁니다만 아마 그는 암살 임무와 관련해서 레이튼과 만났을 겁니다. 둘은 어떻게 보면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듯이.”
윌라드는 여유롭게 웃었다. 그는 이번에 히카르도가 까미유와 같이 영화를 보러가자고 한 목적을 알고 있었다. 괜히 마크가 히카르도에게 영화표를 주었을 리는 없었다. 아마 표를 건네받으면서 일종의 지령을 받았을 것이다. 괜히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엄한 사람 데려갔다가 일이 꼬이면 곤란할 테니 사정을 이해할만한 친구를 같이 데려가라고 말했을 것이고 직접적으로 까미유를 거론하지는 않았겠지만 히카르도가 까미유와 같이 영화를 보러갈 것이라고 마크는 예상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크는 윌라드의 전언이 담긴 비밀스러운 표를 히카르도에게 주었고 까미유는 마크가 주었다는 히카르도의 말을 듣고 표를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모든 것은 윌라드의 지시 하에 이미 계획된 일이었다. 까미유와 히카르도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을 뿐.
까미유는 윌라드의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초반에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 히카르도가 오늘따라 유난히 자신에게 잘 해주었던 이유는 임무에 덤으로 데려오는 것이 미안했기 때문일 것이다. 임무라고 말을 해도 괜찮았을 텐데 굳이 말을 하지 않고 숨겼던 이유는 온전히 영화를 즐기라는 그의 배려였던 것 같았다.
까미유는 담담한 표정으로 영화에 눈을 고정했다. 영화는 슬슬 클라이맥스로 향하고 있었다. 포로에게 쓸데없는 자비와 동정을 베풀었던 닥터 유셀먼은 눈앞에서 그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지켜봐야했다. 주변의 신뢰를 잃고 혼자 고립된 그는 옥에 갇혀 총살을 기다리면서 묻는다. 일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비참한 상황에서 그는 흐느끼고 있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베풀지 않았더라면, 그는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것에 대한 대답은 닥터 유셀먼도 이미 죽은 율리우스라는 포로도 결국 알지 못할 테지만.
“물론. 희생할 수 있습니다.”
까미유는 간결하게 대답했다. 더 이상 더할 말도 뺄 말도 없었다. 히카르도를 희생할 수 있다. 나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그것이 자신이 택한 대답이라는 것을 딱히 변명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까미유의 대답을 들은 윌라드는 만족스러운 듯 의자에 편하게 등을 기댔다.
“좋습니다. 그 정도의 각오라면 안심할 수 있겠군요. 최후의 순간에 가장 거치적거리는 건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존재니까요.”
윌라드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까미유는 떠날 채비를 하는 그에게 딱히 작별을 고하진 않았다. 자신의 흔적을 모두 없앤 윌라드는 떠나기 전에 잠시 멈춰 섰다.
“그럼 다음을 기약합시다.”
“그러도록 하죠.”
까미유는 윌라드가 떠나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는 그다지 우세한 위치에서 대화를 이끌어가지 못했다. 과연 얕볼 상대는 아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마냥 그의 의도에 끌려 다니는 것은 사양이었다. 다음번에는 좀 더 신중하게 그와의 만남을 계획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까미유는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어느덧 사십분이 지났고 영화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같이 가자고 해놓고 영화의 반 정도를 혼자 보게 한 것에 대해서 히카르도는 과연 어떤 변명을 할 것인가. 자기가 저녁이라도 한 턱 쏘겠다고 나올까? 까미유는 나갔던 뒷문으로 다시 들어오는 히카르도를 발견했다.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이며 자리에 앉는 히카르도에게 미처 씻어내지 못한 피 냄새가 옅게 배어있었다.
“미안! 까미유, 정말 미안하다. 너무 오래 걸렸지.”
“너-무 오래 걸렸지. 영화 다 끝났어.”
“벌써?”
“너 언제 나갔는지 알아? 사십분 전이야.”
짐짓 고압적으로 나오는 까미유에게 히카르도는 연신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 그런 그를 보고도 까미유는 여전히 표정을 풀지 않았다. 물론 그가 딱히 화가 난 것은 아니다. 히카르도가 까미유 몰래 레이튼과 뭔지 모를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때 까미유도 히카르도 몰래 윌라드와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사정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마치 블라인드 데이트에서 처음 만난 남녀처럼.
“정말 미안. 대신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 내가 살게.”
까미유는 자신이 예상한대로 저녁을 사겠다고 하는 히카르도를 보며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갑자기 웃는 친구를 보며 히카르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런 그의 표정도 웃겼다. 정말, 우린 서로에 관해 다 알면서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구나.
“히카르도, 넌 정말…….”
그는 뭔가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히카르도는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 이 이상은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까미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자, 밥 먹으러.”
“뭐야, 왜 거기서 말이 끝나는 건데?”
“아, 별거 아냐. 너 바보라고.”
“뭐? 내가 왜? 갑자기?”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를 뒤로 하고 까미유는 먼저 극장을 나섰다. 어느덧 관객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삼삼오오 서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헤어지는 사람도 있었고 아직 할 이야기가 많은 듯 자리를 뜨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까미유는 그 시끌벅적한 틈새로 조용히 섞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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